더 시크릿(The Secret) - 끌어당김의 법칙은 존재하는가?
한국에서 한때 'the secret'이란 책 열풍이 일었었다. 책을 안읽은 사람도 이 책이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약 7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읽고 책이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 즉 책이 말하는 비밀을 실천한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나도 이책의 내용이 꽤 흥미진진했다. 양자역학, 생각의 주파수, 우주의 피드백, 성경구절의 인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the secret"을 설명한다. 이 책의 중심 내용은 간단하다. 나의 생각은 결과로 나에게 돌아온다. 즉, 내가 생각하고, 이루어졌다고 믿는 순간, 그것은 이루어질 것이다... 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정신문화
자본주의와 정신문화는 어쩌면 서로 상극이되는 말이다. 물질과 정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물질을 중시하는 사회는 대부분 정신이 피폐해지고, 정신을 중요시하는 삶은 대부분 검소함을 강조한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지만, 두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은 그만큼 '욕망'을 가진 인간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긍정의 힘이 부정의 힘보다 강하다는 측면을 말하면서도, 올바른 정신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없었다.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긍정으로 생각하라는 매뉴얼적인 설명이었다. 결국 정신은 수단이 되고, 목적은 결국 물질인 것이다. 처음에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이런부분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듯
잘못된 오류
이책의 대부분은 경험적인 측면에서 결과를 도출한다. 또한 그 경험적인 측면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일반화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긍정의 힘이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들었고, 예시를 든 사람들도 그런 생각으로 인해서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는 것에 부정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관점은 애초에 잘못 된 것일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생각으로 원하는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단지 추상적인 의미이지,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책을 계속 읽다보면, 그렇게 많은 메세지는 없지만, 한가지 메시지를 반복해서 말한다. 마치 생각이라는 것에 정말 절대적인 힘이 있는 듯, 그리고 힘 안들이고 생각만으로 많을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공부는 하지않고, 서울대에 가게 해주세요.. 이런 소원을 빌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간과하는 것-일만시간의 법칙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보면 '1만시간의 법칙'이라고 나온다. 1만시간은 실제로 계산해보면 하루 3시간씩 따져도 10년이 걸린다. 무언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그 분야에 권위적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만시간의 노력이 공통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시크릿으로 따지자면 10년동안 생각해야 내가 노력한 결과가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 누구나 그정도 노력이면 뭐든 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하기 힘든 일이다. 또한 특수한 경우를 빼고 대부분의 사람에게 통용되는 법칙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10년의 노력에 비하면 시크릿의 생각하면 이루어진다는, 마치 즉석복권같은 문구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딱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주의 법칙?
시크릿에서는 우주의 법칙에 대해서 자주 말한다. 우주의 법칙은 아주 정교함을 말하면서, 우리의 생각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실현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혀 의심없이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종교적인 느낌까지 든다. 사실 이 책이 말하는 믿음의 효과는 정말로 인간에게 필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100%라는 믿음을 인간이 어떻게 측정할 것이며, 100%라는 믿음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 부분은 마치 종교안에서 자신의 신앙이 완벽하다는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오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은 심리학, 정신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입증도 되었다. 하지만, 인간이 태어남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부분과, 선택하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처럼(인종을 바꿀 수 없고, 물리적인 한계를 바꿀 수 없고,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것 등등) 우리가 생각하고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강한 믿음과 노력이 있더라도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하물며 생각만으로 마치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력 이야기가 나와서 이 책에서 말하는 오류를 한가지 더 짚어 보겠다. 이 책에서 중력은 존재하고 우리는 중력을 알고 믿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받는 다고 했다. 중력을 믿듯이 우리는 100% 믿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 중력을 100% 믿어서 중력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단지 중력의 존재를 모르더라도 중력이라는 물리적인 제한이 있는 지구에 사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들을 하게되며 성숙해 나간다. 결국 우리의 생각에 대한 결과 또한 우주의 법칙 테두리 안에 있다. 그 법칙을 무시한 생각은 우주입장에서 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그냥 씹히는 것이다. 그러니 황당한 생각들이 이루어질 거란 생각은 이 책이 주는 그릇된 생각일 뿐이다.
다시말해서 김연아의 피나는 노력이 있고 나서 타고난 재능과, 긍정적인 마인드 등.. 우주의 법칙이 통용되는 테두리내에서 피겨의 여왕김연아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우주와 함께 흘러가는 존재고, 우리의 능력차이와 불평등은 우주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처럼 우주의 법칙은 냉정하지만, 편애하지는 않는다. 같은 노력이 있더라도 결과는 다를 수 있지만, 대신 모든사람이 능력과 재능과 그릇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서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사는 삶이 우주의 법칙을 따른 삶이라 할 수 있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왕으로 태어나는 것과 거지로 태어나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정 반대의 삶이지만, 우주의 관점에서는 똑같은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시작점들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통용되는 법칙은 같지만, 개인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들은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나의 가치관은 이렇기 때문에, "The Secret"에서 인간의 생각이 마치 절대적인 듯 말하는 것은 와닿지 않는다.
아무튼 사실 오래된 책이고,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책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정말로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The Secret"에 대해서 부인하지 않지만, 우리의 생각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