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일드] 나라고 하는 운명에 대하여(2014) 원작 - 시라이시 가즈후미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 '나라고 하는 운명에 대하여' 동명의 드라마로 2014년 방영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버블 경제 붕괴 후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주인공 아키를 중심으로 인연의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입니다. 2001년 911테러 2004년 니가타현의 지진, 이런 역사적인 사건으로 주인공의 운명 또한 인생의 전환점이 됩니다.
5편으로 되어있고, 1993년부터 2004년까지 그리고 그 이후 아키의 인생을 역사적인 사건과 함께 구성했습니다. 첫 편을 보면서 지루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잔잔한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가 현 시대의 트랜드는 아니기 때문에, 올드한 드라마를 보는 듯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잔잔한 영상과이 주는 깊은 분위기와 함께 나의 인생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주어진 운명에 싸워나가는 아키는 비록 운명의 힘을 꺽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건 운명에 진 것이 아닌, 싸워나가는 것입니다. 가끔은 먼 길을 돌아서 가기도 하고, 후회하는 선택도 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아끼의 운명에 대한 것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살아온 날들에 대해 회상을 하고 싶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합니다.
영상은 참 잔잔합니다. 그 시대를 회상하기 위한 소품들도 눈에 띄었지만, 우리나라의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달리 소품보다는 잔잔한 영상과, 분위기로 그 시대를 회상하게 해 줍니다. 한국 드라마와 달리 5편이라는 짧은 구성인 만큼 인생의 흐름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본 드라마의 장점은 편수가 적기 때문에, 드라마의 흐름이 산으로 가지 않는 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겠죠.
그리고 아끼라는 주인공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입장에서 더 많은 공감을 얻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주인공인 아키역은 나가사쿠 히로미이고, 에구치 요스케(사토 야스시역), 야스시의 어머니 역에 미야모토 노부코(사치코역)
약간의 스포
여성의 연애,결혼,출산으로 남자중심 사회에서 차별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능력이 출중한 아끼는 그 운명과 싸우기 위해 그리고, 야심이 없는 야스시가 자신이 원하는 부서로 발령 받은 것에 대해 화가나 야스시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 시대를 대변하는 한 여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뭐 전 남자지만... 역사적으로 기록될만한 사건에 가깝게 휘말려있는 아끼의 운명은 기구합니다.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구한 한 여성의 운명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겪은 분들은 이 드라마를 보며 많은 공감과 생각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간만에 잔잔한 영상을 봐서 기분이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