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영 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걸작인가 망작인가?

콘파냐 2015. 8. 26. 12:38

터미네이터2의 감동 이후에 망작 행진을 해온 터라 더 이상 기대도 안했는데, 


왠걸? 이번엔 평점이 좋네.. 

속는 셈 치고 영화를 본지 이제 한 달 째가 된다. 

이젠 말할 수 있다. 

그 동안 묵혀왔던 한 달 전의 감동?을…


우선 아놀드 슈왈제네거형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연기를 하신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튼 이번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이젠 더 이상 터미네이터 2의 감동을 느낄 수 없구나 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제네시스는 테미네이터의 기본 시나리오에 밥상 뒤업기를 해버렸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딴 짓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수습하지 못할 시간의 전후 관계의 인과성을 완전 없애버렸다. 결국 존 코너를 슈퍼 사이언< 인으로 변화까지 시켰고, 영화의 시나리오를 있음직 할 공상 과학 SF에서 판타지 장르로 변질시켜 버렸다. 이게 무슨 지나가는 멍멍이가 산삼 뜯어먹는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감독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CG떡칠을 해버린 2015년의 영화는 20년도 훨씬 전 영화보다 영상미도 떨어질 뿐아니라, 긴장감도 주지 못하고, 몰입감 마져 없어 보였다. 그런데 캐스팅은 꽤 괜찮은 캐스팅을 해놓았다. 최근 왕좌의 게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에밀리아 클라크, 위플래시에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 J.K. 시몬스, 꽃미남이었던 존 코너를 코너에 몰아버린 제이슨 클락, 주연급이라기엔 애매모호한 제이 코트니, 거기에 터미네이터의 대명사 아놀드 형님, 그리고 한국배우 이병헌…

약간의 스포 주의

시나리오 다음으로 이 영화를 호구로 만들어버린 요소가 집중이 안되는 캐릭터들이다. J.K. 시몬스의 경우를 들자면 먼가 사건의 중심에 항상 개입(목격)하는 전직 형사다. 하지만 개입만 하고 끝난다. 이게 뭥밍? 보통 이런 캐릭터들은 신념이 있는 캐릭터로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찾는데 큰 도움을 준다던가,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캐릭터가 되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캐릭터는 그냥 없어도 되는 캐릭터일 뿐이다.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나라도 이런 기본적인 것은 파악하는데, 감독이 터미네이터의 이름만 걸고 돈만 벌려고 이딴 생각은 하지도 않은 듯 보인다.

둘째로, 존 코너가 슈퍼 히어로에 버금가는 능력을 지닌 나쁜 녀석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터미네이터 또한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능력까지 얻어버렸다. 이건 시나리오를 망가트린 수준을 넘어섰다. 완전 오버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라는 제목에 걸맞게 완전 새로운 터미네이터를 탄생시킨 꼴이다.

마지막으로, 중심되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터미네이터 2와 비교도 되지 않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터미네이터2의 경우는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뚜렸하다. 그래서 어떤 장면 어떤 캐릭터가 나옴에도 몰입할 수 밖에 없고,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입 동안 지루한 부분이 거의 없다. 그런데 제네시스는 어떤가? 영화를 보고나면 뚜렸하게 기억나는 캐릭터가 있는가? 다른 사람들은 이병헌의 비중이 적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병헌은 조금만 나왔지만, 오히려 시나리오 상에서 매우 비중이 높은 축에 속한다. 오히려 초반에 그만큼 몰입도가 좋았고, 중반 이후로는 지루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뭐 제네시스가 최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터미네이터의 시리즈는 터미네이터2가 전부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더 이상의 감동적인 후편은 없었다. 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를 보면서 터미네이터2를 제작한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감독인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상업성과 함께 예술성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다음 작품이 매우 기대된다.

반응형